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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문 / 모호연


모호모호모호모사피엔스를 뒤로 하고 

모호모호모호-ㄹ-쓰는 달려간다

채찍을 가르는 모진 소리에 

모호모호한 말들이 무리를 짓는다

마침 사방의 모가 호선을 찌르며 타이른다

이제 우리 그만 직선이 되는 게 어떻냐고 

어디로도 휘지 말고 굽지 말고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아프지 않은 곳을 향하여 

반듯하게 나가자고

나아가자고

하지만

모호한 말들이 초원에 이르면 

누구는 채찍을 버려야 한다 

아픈 곳은 여전히 모호하고

모두가 모이는 곳에는 

새로운 발자국이 남지 않는다 

아무도 싣지 않는 홀수가 되어

마침내 혼자서 달려간다 

다가닥 다가닥 다그닥

길이 아닌 곳에 둥근 발굽을 새기며 

지나치는 모든 모서리를 다독인다 

모호한 말들은 오로지 바깥을 향해 달린다

서로 평행이 되지 않으려고 

모호모호모호 스스로 주문을 외우면서

주문을 외우면서

점점 더 모호해 진다 

더 모호한 존재가 된다 




아무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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