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담그기 

기름기가 있는 그릇은 키친타올로 한번 닦은 뒤에 설거지 통에 놓아 둔다. 기름기 없는 그릇들과 함께 물에 담그지 않도록 주의한다. 칼이나 포크, 나이프 등의 날카로운 식기들을 코팅팬이나 스테인리스 냄비 안에 넣지 않는다. 이놈들은 상처가 생기면 수명이 빨리 줄어든다. 설거지할 때는 따뜻한 물을 쓴다. 여기에 드는 난방비는 아끼지 않는다. 어차피 겨울에는 많이 나올 것이고 여름에는 적게 나올 것이다.  


2. 설거지의 순서 

손잡이컵-> 일반 컵 -> 접시 -> 오목한 그릇 

위의 순서가 아니라면 아름다운 것(아끼는 것)부터 닦는다. 

설거지를 할 때에는 컵부터 씻는다. 음식 냄새가 물컵에 배면 물 마실 때 불쾌하기 때문이다. 컵 중에서도 손잡이가 있는 컵은 씻다가 떨어뜨릴 위험이 적으므로 가장 먼저 씻는다. 그 다음은 납작한 접시의 차례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접시를 세워 말리는 곳이 그릇선반의 측면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설거지통에 그릇을 채우는 순서는 측면부터 중간으로 하는 것이 편하다. 키가 높은 컵은 가장 안쪽으로 배치하고 키가 제일 작은 양념그릇 등은 맨앞에 놓는다. 부피가 큰 그릇 중에서도 가벼운 것은 나중에 씻어 다른 그릇들의 위에 쌓고, 부피가 크면서 무거운 것들은 먼저 씻어두어 가벼운 그릇들을 위에 쌓는다. 좁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그릇을 배치하여 안정적으로 쌓아올리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수납 공간이 넉넉하다면 순서와 상관없이 씻기도 한다.


3. 헹구기 

설거지통에 있는 그릇들에 세제를 다 묻히고 나서 한번에 헹구기도 하지만 양이 많을 때는 여러 번 나누어 씻는다. 한번에 많은 양의 설거지를 하면 성취감도 없이 피로만 느낄 뿐더러 먼저 닦은 그릇의 세제가 점차 말라서 씻어낼 때 더 많은 물을 써야 한다. 당장설거지를 하기 어려울 때는 뜨거운 물로 음식의 흔적을 대충 없앤 다음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뿌려 둔다. 기름기가 많지 않은 그릇은 적당히 물로 씻는다. 완벽한 위생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어떤 부분은 모르는 게 약이다. 주방세제는 바닥이 넓어 잘 쓰러지지 않는 형태를 선호한다. 대체로 주방세제는 용기가 있는 것을 사서 다 쓴 뒤에 리필액을 채워 쓰므로 브랜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 사용하는 주방세제 용기는 하단이 넓고 평평하여 잘 쓰러지지 않는 ‘Method’ 제품이지만 내용물은 무엇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4.그릇을 깼다면?

시간을 돌려 깨진 그릇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음식을 담는 것이라 본드로 붙여 쓸 수도 없는 일이다. 설거지를 하다 그릇을 깼을 때는 재빨리 새 그릇을 구입하는 쪽으로 주의를 환기한다. 누가 깼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그릇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 공교롭게도 그것이 오늘이었을 뿐이다. 세상에는 예쁜 그릇이 너무나 많다. 다만 그릇을 깨지 않도록 주의하여 설거지를 하는이유는, 예쁜 그릇이 많다고 하여 다 내 것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은 언젠가 깨진다. 깨지지 않는 것은 대체로 아름답지도, 아쉽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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