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어떤 힘을 받아도 쉽게 그 모양이 변하거나 부서지지 아니하는 상태. 연하거나 무르지 않고 야무지고 튼튼한. 


단단한 것들은 자신이 얼마나 단단한지 알고 있을까. 그걸 시험하고픈 마음이 있다면 어디까지 증명해야 할까. 부서질 때까지, 혹은모양이 변하기 전까지 두드려지거나 부딪혀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단단함이란 ‘부서지기 전’이란 시간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영원히 부서지지 않을 단단함은, 그 영원의 시간이 주어져야만 증명되는 것이다. 그러한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그저 ‘단단한 무엇’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단단함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책은 덮여 있을 때는 단단하지만 펼치면 잘 찢어진다. 두꺼운 나무는 장작을 팰 때면 결대로 잘 쪼개지지만 횡으로 도끼질을 하면 부러지기 어렵다. 딱정벌레의 껍데기는 단단하지만 그 틈은 한없이 무르다. 단단한 바닥, 단단한 벽, 단단한 바위, 단단한 자동차. 이들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으로 단단한 것. 개미의 몸은 개미들에겐 충분히 단단한 것일지 모른다. 인간의 단단함이란 코끼리나 공룡의 발자국에 비할 수 없는 것이다. 누구에게는 충분한 것, 단단함, 누구에게도 충분하지 못한 것, 단단함. 신에게는 아마 ‘단단하다’라는 말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약한 것과 덜 약한 것이있을 뿐. 어쩌면 단단한 것은 ‘만족’ 또는 ‘불만족’의 기준이라 이를 수 있겠다. 단단해서 마음에 들거나, 단단해서 마음에 들지 않거나. 어감이 조금 다른 ‘딱딱함’은 불만족을 말하고 ‘튼튼함’은 만족을 말한다. 이것을 감정적으로 더욱 끌어당기면, 단단한 무엇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은 것들과 어울린다. 단단한 마음, 단단한 신념, 단단한 이상, 단단한 두부, 단단한 사과, 단단한 물감, 단단한흙, 단단한 아이…무르거나 부서지기 쉬운 것일수록, 누군가 무너뜨리려 애를 쓰는 것일수록 특별해 진다. 단단한 바위나 단단한 냄비 같은 것들은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단단해서 특별한 단단함은 불러줄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 좀 더 단단하기를바라는 애틋한 마음. 언젠가 단단한 눈으로 단단한 눈사람을 만들었다. 흔적없이 녹아버리고 금세 질척해져도, 어떠한 순간에는 환하게 빛나는 단단한 눈사람. 도닥도닥, 손의 열과 힘으로 녹았다 얼면서 매끈해지는 눈사람. 나는 그렇게 빛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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