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처럼 시시한 것. 시시한 것들에 대해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때(時). 그런 순간이 시다. 시는 모양이 확실한 것을 추상적인 것으로 바꾸거나, 형체가 없는 것을 포획하여 단어와 문장으로 전시하는 과정이다. 시는 자유로운 것. 규칙을 말하는 모든 이의 입을 다물게 하는 것.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만의 음률이다. 시의 감각은 몰입에서 온다. 직관이라 믿는 것들도 실은 나의 자아가 몰입하여 내린 인과적 결론이다. 오랜 경험과 감각이 쌓여 직관을 만든다. 그것을 시로 표현한다면 내가 몰랐던 나의 감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시에는 정답이 없다. 정담만 있을 뿐. 시를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유명세나 평론이 아니라 시를 쓴 그 자신이다. 나는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려 한다. 가능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싶다. 그건 나여야 한다. 쓸데없는 것. 시시한 것들을 지나치지 못하는 예민한 감각으로 나를 무장하여야 한다. 내겐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 더 많이 길을 잃고 더 많이 헤매고 다시금 돌아올 길을 찾아야 한다. 더 많은 수치와 굴욕,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에 대한 열심이 필요하다. 시는 유리에 반영된 색색의 형체들, 혹은 그림자들처럼 저마다 존재하는 것들을 이어 붙여 하나의 꼴라주가 된다. 거기엔 행인이나 행위자들을 포괄하는 동적인 결합이 있다. 마음은 ‘음ㅓㅁ’이 되기도 하고, 꽃은 제 모양과 색깔이 보존되기 위해 거꾸로 말려지기도 한다. 마시는 용도가 아니라 씻는 용도로 흘러나간 물의 의미나 행방, 쓸데없는 연민이나 관심은 시가 아니면 누가 잡아둘까. 음악의 완성도를 논하듯이 시에도 그런 완성형의 틀이 존재한다고들 하지만 완성이란 어떤 예술이 그렇듯 신기루같은 것이다. 완벽은 없고, 완결만 있다. 내가 끝나기 전에는…믿는다. 아름다움이란 완벽으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시는 검고 고요한 휴대폰 화면에 막 떠오를 것 같은, 누군가의 간절한(척 하는) 메시지. 사랑의 언어인지 스팸인지 신용카드 사용내역인지, 혹은 광고인지, 중요하지 않다. 떠오르기 직전까지 난 모르고, 내 마음의 화면에 무엇이 떠오르든 그건 내 안에서 나왔다. 서 있기만 하다가, 누워서 테이블이 되기도 하는 나무처럼. 본질은 그대로이면서 변화무쌍한 시. 시시때때로 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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