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은 겹겹이 맞닿은 제 살갗 밑으로 

어둠을 숨기는 데 동의하였다. 

어둠은 주름 속에 숨어 눈부신 날들을 견디었다. 

마침내 모든 주름이 당겨지고 더 이상 주름이 아니게 될 때에만

어둠은 생을 마감할 것이다.

그러나 그럴 일은 없다. 

주름진 옷가지를 펴듯 뜨거운 쇳덩이로 내리누르거나 

녹아서 눌러 붙지 않는 한 주름은 점점 더 많은 어둠을 숨기고 

죽음이라는 영원한 어둠으로 나아간다. 결국은

어둠 역시 주름 속으로 겹겹이 숨어 들어 

주름과 하나가 된다. 동의同意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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