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아닌 몸 

내 정체가 아닌 정체 

내가 선택한 허영 

나를 대변하는 가식 

원하는 나와 어울리는 나는 언제나 

꿰어지지 않는다  

불투명하게도  

 

그를 위해 나는 몸을 희생하고 

보이고 싶은 모습 안에 갇힌다 

구겨진 콤플렉스의 집산 

끝끝내 세탁되지 않는 칙칙한 면면 


입을 때나 벗을 때나 고통스럽다 

즐거움은 한 때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을 때 

비교 당하지 않았을 때 

그러나 이미 잃어버린  

아름답던 시절의 나와 다투며 

사랑이라는 이름의 모욕을 들어야 할 때 

나는 얼룩지고 찢어진다 


내 몸은 나이고 싶다 

내 옷은 내 몸이고 싶다

벗겨지고 싶다 

옷이 나를 망칠 수 있다는 

서러운 망상과 주입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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